01
홍차 티백을 우물거리며 씹던 윌리엄은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냈다. 열두 시 십 분. 정시를 십 분이나 넘기고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가루 덩어리를 한숨처럼 뱉어낸 그는 홀로 금이 간 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흡혈귀의 손아귀에서 도시를 되찾은 지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 농장을 차린 흡혈귀 모두를 척살했다. 겨우 목숨줄을 붙들고 있던 인간들도 가능한 만큼 구출했다. 임무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긴 시간 인간의 관리를 받지 못한 도시의 몰골은 처참했다. 나무와 풀은 제멋대로 자라 건물의 벽면을 덮고 있었다. 전기가 끊긴 가로등은 이미 붉게 녹슬어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로웠다.
갈림길을 돌자 쓰러져가는 교회 한 채가 보였다. 윌리엄은 정원을 둘러싼 철제 울타리를 살폈다. 표지판 하나가 못박혀 있었다. 윌리엄은 표면을 손끝으로 문질렀다. 검게 달라붙은 먼지 아래 마른 핏자국이 보였다. 인간 사육장이었다.
"신이 있다면 퍽이나 좋아하겠군. 저 꼴이 되어서는."
가만히 중얼거리던 그 때였다. 윌리엄은 날카롭게 갈린 적개심을 느꼈다. 군인으로서의 감이었다. 윌리엄은 검의 손잡이에 왼손을 가져다대었다. 그리고 주위의 움직임에 신경을 기울였다.
도시로 차출된 월귀조에게 내려진 명령은 아직 도시에 남아있을지 모를 흡혈귀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흡혈귀 한두 마리 정도가 아직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윌리엄은 낮게 신음했다.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면 피가 부족할 상태임이 분명했지만, 변수가 많은 전장에서 홀로 적에게 맞서는 것은 위험했다. 윌리엄은 주머니에 넣은 시계를 곁눈질하며 푸념했다.
"그 녀석, 왜 아직도 안 오... 윽!"
윌리엄의 눈에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었다. 윌리엄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검을 뽑은 것은 자기방어를 위한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겨우 뜬 눈에 비친 것은 창을 아래로 향한 채 그를 향해 떨어지고 있는 남자 한 명이었다. 그가 든 창날에 반사된 햇빛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윌리엄은 몸을 비틀며 검날을 세웠다. 귀주의 힘이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자욱한 연기를 헤치고 윌리엄은 뒤로 굴러 일어섰다. 그리고 검을 든 채 연기 속을 응시했다. 아직 안 죽었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대를 확인한 윌리엄은 검을 내렸다. 창을 짚고 선 남자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반대쪽 손을 올려 건성으로 경례했다. 윌리엄은 회중시계를 보여주듯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카인 하사. 십육 분 지각이다."
"그게 말이지. 흡혈귀의 기색을 쫓다 길을 잘못 들어서."
"그렇다고 작대기 간수를 대충 하면 쓰나? 내 머리통을 찌를 뻔 했잖나."
"실수야, 실수. 방금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있는 흡혈귀 꼬치구이 하나가 완성될 참이었는데. 거기 있던 네 잘못 아니겠어? 흠. 월귀조 꼬치구이는 어떨지 조금 궁금하긴 하네."
"교수대에 걸리고 싶은 모양이군."
"웃기고 있네. 갑자기 무슨 개 짖는 소리를."
"오늘 밤 보고서에 올릴 예정이야. 다음엔 감방에서 보지."
"나 없으면 분대 하나가 싸그리 죽을 거라는 거, 알잖아?"
윌리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이 이야기는 그만 하지. 말을 끊은 그는 교회를 가리켰다.
"확인할 필요가 있겠어. 따라와."
"예, 예. 명령 받들겠습니다."
윌리엄은 굳게 닫힌 예배당의 문을 발로 찼다. 잠금쇠가 떨어지며 육중한 문이 열렸다. 카인이 지체 없이 뛰어들어 창을 겨누었다. 차가운 공기 사이에 코를 찌르는 시체 썩는 냄새가 섞여 둘을 덮쳤다.
내부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윌리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정오를 살짝 넘긴 더운 햇빛이 먼지 낀 스테인드글라스를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느낄 수 없었다. 신앙 없는 종교는 그저 조형물에 불과할 뿐이었다. 카인도 그 기색을 느꼈는지 불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역겨워. 윌리엄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예배당 구석에는 목에 구멍이 뚫린 어린아이의 시체 몇 구가 널브러져 있었다. 혈관에 흐르는 피를 전부 빨아먹힌 것인지 혈색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벽에는 손톱자국이 난자했다. 그들은 죽는 그 순간까지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어린 손을 잡아주는 구원의 손길은 없었다. 윌리엄은 분노를 느꼈다.
"윌."
악몽에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오니가 분홍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천천히 그의 등을 감싸안았다. 윌리엄은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읆조렸다. 메리. 그는 눈동자를 굴렸다.
"대화할 시간 없어. 힘을 내 놔."
"그런 것 치고는 팔이 떨리고 있는걸."
메리의 손가락이 윌리엄의 팔뚝에 얽혔다.
"이제 지쳤어? 내가 해 줄까?"
"재미있군.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아. 이 검 끝에 크로토를 매달기 전까지는."
"아. 역시나. 이래서 난 오빠가 좋..."
"그만. 연기가 과해."
메리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목석처럼 선 윌리엄을 정면으로 마주보았다. 윌리엄은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어릴 적 기억 속의 여동생과 똑같이 생긴 오니를 응시했다. 금방이라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안겨올 것만 같았다. 윌리엄은 기억을 억눌렀다. 메리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싫어?"
"...아니."
윌리엄은 검을 뽑았다.
"꿈을 꾸어라. 메리... 알프트라움."
메리가 서서히 모습을 감추었다. 윌리엄은 몸에 힘이 깃드는 것을 느꼈다.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분홍빛 기운을 털어내며 그는 고개를 돌렸다. 창을 꼬나쥔 채 한쪽 눈을 찡그리고 있던 카인이 가볍게 턱짓했다. 둘은 서로의 등을 맞댔다. 그리고 기색을 숨긴 흡혈귀를 찾기 위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순간 바닥이 삐걱이는 소리가 들렸다. 카인의 어깨가 꿈틀거렸다. 윌리엄은 팔을 뻗어 간신히 그의 어깨를 잡아세웠다. 카인이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윌리엄을 노려보았다. 윌리엄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짧은 말을 전했다. 일곱 시 방향, 잠시 대기. 윌리엄은 손을 놓았다. 지금.
카인의 창이 쇄도했다. 옆구리를 관통당한 흡혈귀가 공기를 찢는 듯한 비명소리를 울렸다. 한계까지 벌어진 입에서 피 섞인 침이 흘러내렸다. 끝을 비틀며 창을 뽑아내자 흡혈귀는 비틀거리며 허리를 숙였다. 빈틈을 노리기 위해 윌리엄은 흡혈귀의 뒤를 돌았다. 찰나였다. 그러나 고개를 든 흡혈귀는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윌리엄은 공격을 포기하고 재빨리 검면에 오른손을 받쳤다. 흡혈귀가 기다렸다는 듯 검을 내려쳤다. 기괴한 쇳소리가 귀를 긁었다. 윌리엄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윌리엄은 양팔에 힘을 집중했다. 몸 안에 흐르는 오니의 피가 끓어올랐다. 근육이 터질 것 같았다. 연계는. 아직인가. 윌리엄은 소리쳤다.
"카인!"
"재촉하지 마!"
윌리엄은 있는 힘껏 검을 크게 휘둘렀다. 흡혈귀의 자세가 무너지며 상체가 노출되었다. 카인은 윌리엄의 등을 짓밟고 뛰어올랐다. 그리고 흡혈귀의 왼쪽 가슴에 정확히 창을 꽂아 넣었다. 창에 깃든 젤로스의 힘이 흡혈귀를 저주하기 시작했다. 카인은 고개를 들어 죽음을 앞둔 흡혈귀의 마지막 표정을 감상하려 했다.
윌리엄이 달려들어 흡혈귀의 목을 쳤다. 그것은 이제 흡혈귀라 부를 수 없었다. 시체는 어깨와 목이 분리된 채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순식간에 재로 변해 사라졌다.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넘기며 가볍게 몸을 일으킨 윌리엄은 고개를 돌렸다. 카인과 눈이 마주쳤다. 카인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봐. 내 사냥감이라고. 왜 네 멋대로 끼어들고 난리야?"
"그러게 꼬치를 만들지 말고 회를 떴어야지. 그보다, 왜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지?"
"......"
"됐어. 이건 내 실적으로 올리도록 하겠다. 앞으로 주의하도록."
카인은 짝다리를 짚은 채 윌리엄을 노려보다 이내 신발 옆에 굴러다니던 콘크리트 자갈을 걷어찼다. 총알처럼 날아간 자갈은 건물벽을 뚫고 거대한 구멍을 만들었다. 물끄러미 뿌연 연기를 바라보던 윌리엄은 이내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검집 안으로 꽂아 넣었다. 먼저 발걸음을 떼며 윌리엄은 중얼거렸다.
"귀족이 아니었군."
"그 잘난 상위 시조 놈들이 이렇게 재미없게 죽을 리 없잖아."
카인은 이죽거리며 대꾸하곤 창을 등 뒤로 돌려맸다. 그는 자신이 무너뜨린 잔해를 넘으며 무너진 도시를 훑어보았다. 옛 모습은 이제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카인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듯 낮게 읆조렸다.
"꼴 좋다. 약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뭐라고 했지?"
윌리엄이 끼어들었다. 카인은 대답하지 않은 채 그의 뒤를 쫓아 정원으로 뛰어내렸다. 지루한 임무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었다. 카인은 윌리엄을 향해 기대된다는 투로 새 주제를 던졌다.
"뭐, 이니티움에는 오겠지."
"귀관도 명령받았나?"
"잘나신 크로토 중사님과는 다르게 말입죠. 이 하사 나부랭이는 그런 연줄이 없어서 온갖 소문을 직접 주워 모아야 한답니다."
"고생깨나 했군. 맡겨도 되겠지?"
카인은 걸음을 멈추었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윌리엄은 몸을 돌렸다. 카인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살기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카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팔짱을 끼고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들으라는 듯 목소리를 높여 투덜거렸다.
"내가 외딴 섬까지 가서 네 면상을 봐야겠어?"
"그곳에서 공을 세우면 2계급 특진 정도는 무리도 아닐 터다. 실적으로 이동하는 월귀조 구조상 잘하면 한 번에 위관급까지 갈지도 모르지... 그러고 보니, 지난 중사 승급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들었다. 슬슬 하사 자리도 질릴 때가 되었을 텐데."
"아... 늦은 고백일지도 모르지만, 네 얼굴 정말 보고 싶었어."
카인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그의 군화 자국이 찍힌 윌리엄의 등을 세게 후려쳤다.
"내 말 듣고 있지?"
"태세 전환이 너무 빠른 것 같아서. 고민 중이야."
"왜 이래,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
"월귀조 꼬치구이 만드는 사이 말인가?"
"진짜 꿰어버리기 전에 그만 잊어버리는 게 좋을 거야."
"생각해 보지."
02
몰렸던 인파의 북적거림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윌리엄은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하지만 비비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손 안에 잡힌 팔뚝에서 흡혈귀 특유의 서늘한 피의 맥동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윌리엄은 충동을 느꼈다.
개전까지는 앞으로 하루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검 앞에 서약 따위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윌리엄은 천천히 오른쪽 허리에 매단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네 심장에 칼을 찔러 넣는 그 순간에도 설렌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군."
"아."
비비안의 입술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윌리엄은 그 미소를 보지 못했다. 비비안은 순식간에 자세를 바꾸었다. 비비안의 팔을 꺾어 붙들고 있던 그의 손은 어느새 손가락이 얽힌 채 맞잡혀 있었다.
윌리엄은 고개를 들어 비비안을 올려다보았다. 렌즈 너머 속눈썹 사이로 붉은 눈동자가 가늘게 비쳐 보였다. 그는 저도 모르게 살짝 입을 벌렸다. 비비안은 고개를 반쯤 기울였다.
"왜 그런 표정을 짓지?"
"...붉군."
"봤어?"
"그리고 창백해."
윌리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비비안은 재촉하듯 마주잡은 손에 가볍게 힘을 주었다. 윌리엄은 다시 말을 이었다.
"죽은 사람도 그래."
"새빨갛고, 창백하고?"
"그래."
"네 눈에는 내가 죽은 사람으로 보이나 봐."
"곧 죽을 사람이지. 내 손에."
"하하, 재미있네."
윌리엄은 표정을 굳혔다.
"내가 네놈에게 어울려 주는 이유는 하나뿐이야. 정보를 내 놔. 너도 욕심 많은 흡혈귀들 중 하나일 뿐인가? 단순히 영토를 넓히고 싶어서일 뿐인가? 인간의 피를 마시고 싶을 뿐인가?"
"보통은 그렇지. 나도 그럴지도 모르고."
"난 안 속아."
"그게 궁금해?"
"아주."
윌리엄은 즉답했다. 그리고 비어 있는 팔을 들었다. 하지만 비비안이 그를 잡아세웠다. 윌리엄은 한쪽 눈을 찡그리며 비비안을 바라보았다. 비비안은 고개를 저었다.
"몰라."
"뭐?"
"여성 파트, 나는 모른다고."
비비안은 히죽 미소지었다. 비비안은 윌리엄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윌리엄은 머릿속을 휘감는 듯한 라일락의 향기에 살짝 몸을 떨었다.
"좋아."
윌리엄은 대답했다.
비비안은 느리게 왼손을 뻗었다. 그리고 사선으로 걸음을 옮겼다. 발이 꼬이지 않게 주의하며 등을 돌린 뒤, 그녀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비비안이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자 윌리엄은 살며시 손가락을 풀었다.
몸을 두 바퀴 돌린 윌리엄은 다시 비비안의 손을 잡았다. 비비안은 팔을 끌어당겼다. 윌리엄은 비비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익숙한가 봐? 그를 리드하던 비비안의 목소리가 낮고 조용하게 울렸다. 윌리엄은 대답하는 대신 비비안의 구두 끄트머리를 세게 밟았다.
아름다운 정장과 드레스는 없었다. 부드러운 음악도 없었다. 하지만 둘은 어떻게 움직일지 알고 있었다.
비비안은 맞잡은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윌리엄은 몸을 돌려 비비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나가는 투로 말을 꺼냈다.
"세계는 한 번 망했고, 흡혈귀가 나타났지. 그리고 한번 더 위기를 맞았어."
"음. 그건 편협한 너희 시점이잖아. 유감이네."
"알아."
"오히려 너희의 개체수를 관리해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입장 아니야?"
"......"
둘은 큰 원을 그리며 무너진 폐허 사이를 돌았다.
"난 가족이 있었지만, 전부 잃어버렸어. 그래서 결심했지."
"복수하려고 했구나?"
"그게 내가 참전한 이유야."
비비안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비비안은 윌리엄을 끌어당겼다. 잠깐, 순서가 틀렸. 윌리엄은 반강제로 허리를 젖혔다. 윌리엄은 그녀를 정면으로 올려다보았다. 긴 곱슬머리가 잔뜩 엉켜 그녀의 얼굴을 가리듯 덮고 있었다. 도저히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윌리엄은 짧게 혀를 찼다.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야. 만족했나?"
윌리엄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제 네 차례다."
03
낡은 폐가 안 공기는 답답했다. 빛이 들어오지 않게 전부 커튼을 쳐둔 탓도 있었다. 윌리엄은 탁자 위에 켜놓은 촛불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누군가가 짧게 기침했다. 연약한 불빛이 흔들렸다. 윌리엄은 왼손에 쥐고 있던 굵은 사슬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숨소리도 내지 말라 했던 것 같은데. 오스카 피츠제럴드."
오스카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물에 젖은 긴 머리카락에서 차가운 물방울이 방울져 떨어졌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흰 제복도 예외는 아니었다. 푹 젖어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차갑게 식어 그의 몸에 거추장스레 달라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입가에 머물러 있는 여우 같은 미소는 여전했다.
윌리엄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사슬을 한 번 더 잡아당겼다. 사슬에 감긴 오스카의 목이 끌려 올라갔다. 사슬을 쥔 손에 힘을 주며 그는 으르렁거리듯 말을 걸었다.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군."
"당신 때문이잖아요."
"폭우가 오는 날 밖에 서 있는 것이 취미라 말한 건 네놈이야."
"그렇다고 개 목줄을 걸어 기둥에 묶어 놓을 필요까지야 있었나요?"
윌리엄은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오스카의 머리를 그대로 마루바닥에 처박았다. 오스카는 낮게 신음했다. 윌리엄은 오스카의 목을 덮은 옷깃을 풀었다. 뭐 하는 거죠? 윌리엄은 대답하지 않았다. 윌리엄은 입을 벌렸다. 그리고 오스카의 목덜미를 물었다.
그러나 피는 나오지 않았다.
"하. 재미있는 짓을 하시네요. 본인이 흡혈귀라도 되었다고 착각하는 건가요?"
"......"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해 두죠. 당신은 이 짧은 시간 동안 게임의 룰에 따라 주인의 역할을 하는 것뿐입니다. 제가 참아주는 것도 당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규율 때문이고요. 아, 이런 멍청한 인간. 그렇게라도 정신승리에 취하고 싶었나요?"
윌리엄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눈동자를 굴려 오스카를 내려다보았다. 오스카의 목덜미에 남았던 붉은 잇자국이 물에 녹듯 사라져갔다. 윌리엄은 혀를 찼다. 짜증이 난 그는 쥐고 있던 사슬을 내던졌다.
"그래. 그만두지."
윌리엄은 몸을 일으켜 꼴도 보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오스카는 빙긋 웃었다. 삐걱이는 소파를 꾹꾹 누르더니 그 위에 조심스레 앉는 윌리엄을 실눈으로 좇으며 오스카는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좀 멀쩡한 명령을 해 보세요. 이 게임에 서로가 만족할 수 있도록."
"흡혈귀 따위에게 내 일을 그르치게 두고 싶진 않군."
"그런 것 치고는 뒷정리가 부실한데요."
오스카는 홍차 티백이 담긴 작은 종이 상자를 보여주듯 들어올렸다. 윌리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윌리엄은 제복의 안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텅 비어 있었다. 윌리엄은 뭔가 말하려 했다. 오스카는 선수를 쳤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당신이 떨어뜨린 거니까."
"...물의 온도는 구십 도 이상. 3분 이상 우리지 마. 찻잔은 미리 예열해 두고."
윌리엄은 날카로운 어조로 명령했다. 그리고 앉아있던 소파에 몸을 묻듯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준비되면 내 앞으로 가져오도록."
04
윌리엄은 깨끗한 물이 흐르는 냇가 주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제복 상의의 금빛 단추를 풀어냈다. 와이셔츠를 마저 벗고 가지런히 바위 위에 개어 놓은 윌리엄은 제 팔뚝을 살폈다. 붉은 화상흔이 이곳저곳에 남아 있었다.
바지까지 벗어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나 보지 않아도 뻔했다. 윌리엄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국이 남은 팔뚝에 차가운 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겨 어제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낡은 연구소는 한 채의 고성 같았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망가진 곳은 없었다. 윌리엄은 동료 두 명, 그리고 흡혈귀 세 마리와 함께 연구소를 조사하고 있었다.
실험복을 입은 흡혈귀의 습격을 막아내고 숨을 돌리던 중 발견한 것은 주사기 한 개였다. 설명서도 딸려 있지 않은 주황색 액체는 척 봐도 수상했다.
하지만 윌리엄은 본인의 의지로 약물을 주사했다. 연구소라면 평소에는 구할 수 없는 약을 취급하고 있을 터였다. 몸에 이롭든 해롭든 어떻게든 죽은 여동생을 되살릴 방법과 연결되지 않을까라는 작은 기대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뜻대로 협력해주지 않았던 흡혈귀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윌리엄은 제 목덜미까지 걸었다. 그렇게 수술대에 눕혀 '실험'에 참가시켰다. 하지만 얻은 것은 그녀의 과거사로 추정되는 단편 뿐이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계약이었다.
실종되었던 두 동료를 구하고, 곁에 있던 하나를 잃었다. 이득이었다. 하지만 윌리엄은 결과론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윌리엄은 푹 젖은 몸뚱이가 제 손에 끌려 올라오는 감각을 기억했다. 축 늘어진 채 제 등에 업힌 무게감을 기억했다.
얼려진 채 잠들어 있던 메리의 머리가 보였다. 아니, 사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 악몽인 것일까. 냉장고 팬 소리가 오니의 목소리로 변해 갔다. 오빠. 윌리엄은 몸서리를 치며 눈을 떴다.
팔뚝에서 느껴진 시큰한 아픔이 척수를 타고 올라가 뇌를 짓이기고 있었다. 윌리엄은 천천히 상체를 세웠다. 체온에 미지근해진 물이 손가락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다. 윌리엄은 미간을 문질렀다.
도대체 이니티움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윌리엄은 낮게 신음했다.
윌리엄은 옷을 주워입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오른허리에 찬 검을 정돈했다. 그가 향하는 칼끝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충성스럽고 협조적인 군인을 연기하는 것은 이미 그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윌리엄이 자리를 옮기기 위해 걸음을 떼려던 찰나였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더위 속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윌리엄은 눈을 가늘게 떴다. 당신이었다. 윌리엄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기다려서 대화를 할 것인가, 빠르게 자리를 뜨고 개인적인 일을 볼 것인가. 그는 전자를 택했다.
"날이 더워. 물이 있는 장소를 찾는 건 좋은 선택이지."
그는 차가운 물이 흐르는 냇가를 가리키며 말을 걸었다.
"식수 보급인가? 더위를 식히기 위한 휴식? 아니면, 밀린 빨래라도 하러 왔나? ...혹시 낚시하고 싶으면 낚싯줄 정도는 줄 수 있어."
05
"...물게 해 주지. 누워."
수술대를 둘러싼 여섯 명 사이에 침묵이 가라앉았다. 윌리엄은 팔짱을 낀 채 비비안을 노려보았다. 크로토 중사님? 무명이 당황스러운 듯한 어조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윌리엄은 손을 들어 무명의 발언을 막았다. 무명이 머뭇거리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비비안에게 꽂혀 있었다.
"단, 무슨 일이 생기면. 이야."
"정말?"
"멀쩡하면 그런 거 없어."
비비안의 입꼬리가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비비안은 차가운 수술대 위를 손끝으로 간지럽히듯 쓰다듬었다. 깨끗한 시트에서는 먼지 하나 묻어나오지 않았다. 비비안은 기다렸다는 듯 수술대 위에 올랐다.
비비안이 시트에 몸을 눕히자마자 수술실의 천장에 달려 있던 조명에 전원이 들어왔다. 흰색의 강렬한 조명이 그들의 눈을 찔렀다. 기다렸다는 듯 파이몬은 입을 열었다.
"비비안. 혹시 실험을 자진해서 참여할 생각인가요? 하기야, 수술이라면 자신 있잖아요?"
비비안은 파이몬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막시밀리안이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파이몬은 비비안을 향해 대답했다.
"의료계 쪽은 당신 분야니까."
"...받는 건 처음이니 그렇지?"
비비안은 다시 천장을 바라보았다. 살짝 뜬 붉은 눈동자와 대비되듯 그녀의 머리카락이 백은색으로 빛났다. 파이몬이 느긋한 걸음으로 수술대에 다가섰다. 파이몬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윌리엄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비비안. 쉿. 그거 기억나요?"
"뭐가?"
"당신의 의료원 겸 집이었던 장소가 불타는 것이!"
파이몬은 비비안에게 다가가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비비안은 살짝 입을 벌렸다. 하지만 이내 눈꼬리를 올리며 계속 해 보라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파이몬은 신났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 그래서 누가 죽었더라? 그것도 기억나요?"
"그 이야기... 누가 알려준 거지?"
"질문이 틀렸어요. 비비안. 나는 모든 비밀을 알고 있죠."
"으음..."
비비안은 입을 다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윌리엄이 초초해진 듯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지 그래. 비비안은 윌리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붉은 눈에 이색이 감돌았다.
"...물게 해 준다고 했지?"
"무슨 뜻이야?"
"책임지렴!"
비비안은 고개를 홱 돌리고선 수술대에 눕힌 몸에 힘을 뺐다. 윌리엄은 답답하다는 듯 애꿎은 벽을 주먹으로 쳤다.
"아무 일도 없었잖아!"
"내 눈이 너무 눈부셔."
뭐, 무슨 일이 일어난 건 맞구나. 카시어스가 맞장구를 치자 윌리엄은 차갑게 식은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너는 빠져.
실랑이를 뒤로 한 채 비비안은 눈을 감았다. 귀에 점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비비안은 질문했다. 누구지?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뤼흔. 비비안은 짧은 탄성음을 냈다. 뤼흔. 우리의 집이 불타고 있어. 뜨거워. 살려줘.
"그럼! 실험은 여기서 끝."
파이몬이 가볍게 박수를 치며 그들을 현실로 되돌렸다. 비비안은 멍하니 눈을 떴다. 귓가에 웅웅거리던 목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져갔다. 몽블랑이 마이크를 쥐고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며 방방 뛰어다니고 있었다. 윌리엄은 수술대로 다가가 비비안의 상체를 잡아 일으켰다.
"그만 일어나. 이상한 짓 그만 벌이고."
"...그렇게 떠올리려 해도 기억조차 나질 않더니."
"그게 네 기억의 단편인가?"
"음."
비비안은 애매하게 대답하곤 가볍게 흥얼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내 활짝 웃으며 윌리엄의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감쌌다. 붉은 눈동자가 그를 응시했다.
"그 말. 지켜?"
"...알았어."
비비안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윌리엄은 산테리움의 비탈길을 걸어 들어갔다. 우거진 나무와 풀숲을 지나치자 흔해빠진 폐허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윌리엄에게는 평범한 장소가 아니었다. 윌리엄은 계속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찾던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비비안이었다.
"...난 내가 한 말은 지키는 사람이야."
비비안이 고개를 돌렸다. 바람이 불었다. 비비안의 엉킨 곱슬머리가 정신없이 휘날렸다.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적에도 그랬던 것 같았다. 윌리엄은 짧게 심호흡했다. 그리고 침착하게 말을 걸었다.
"내게 카나리아의 깃털 같은 건 없어. 대신 네가 마실 수 있는 피 정돈 가지고 있지. 그러니."
윌리엄은 천천히 목을 감싼 제복의 윗단추를 풀었다.
"네가 원할 때 내 목을 물어. 만족할 만큼 피를 취해. 지금이든 나중이든 상관 없다, 시기는 네가 정해. 전쟁이 끝나기까진 아직 며칠이 더 남았으니까. 우리에겐 시간이 많잖아?"
아. 내게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이름이라도 불러 줄까. 비비안, 혹은 뤼흔. 선택은 네가 해. 그게 네 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윌리엄은 중얼거렸다.
06
검을 뽑은 윌리엄의 곁에 오니-메리-가 천천히 내려앉았다.
"저 흡혈귀, 오빠랑 아는 사이 아니야? 저 여우 같은..."
"그런 말 하지... 아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난 다른 쪽을 방어한다."
윌리엄은 메리의 목소리에 날선 목소리로 대꾸하며 검을 뽑아들었다.
"꿈을 꾸어라. 메리... 알프트라움."
옅은 분홍빛 기운을 몸에 감고, 윌리엄은 검을 세워들었다.
"아, 오빠! 나 저 흡혈귀 알아! 무려 헌혈을 예약해둔..."
"제발 그만 하랬지..."
윌리엄은 미간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윌리엄은 고개를 들어 저편에 선 흡혈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검을 쥔 팔에 힘을 집중했다. 오니의 피가 꿈틀거리며 흘렀다. 윌리엄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는 대신 검을 찌르듯 세워 그 목을 노렸다.
"...메리? 힘이 좀 부족한 것 같은데."
"응?"
윌리엄이 고개를 돌리자 메리는 재빨리 등 뒤로 무언가를 숨겼다. 윌리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메리는 멋쩍은 듯 웃으며 딱딱하게 굳은 홍차 티백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전투가 무사히 끝나면 멀쩡한 거 하나 새로 타 줄 테니까..."
윌리엄은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검면에 오른쪽 손을 받쳐 낫을 받아냈다.
윌리엄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생각보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윌리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메리를 바라보았다. 메리가 뺨을 긁적거리며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
"그게 말이지, 나도 당황스러운걸. 오빠, 혹시 행운의 편지 열 명한테 안 돌린 거 아니야?"
"내가 그런 짓을 왜 하나?"
"답 나왔네."
윌리엄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회해봤자 방법은 없었다. 윌리엄은 다시 검을 들었다. 그리고 비비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메리... 나 목이 잘리고 머리통을 얻어맞을 뻔 했는데."
"조금만 버텨! 정말 조금만! 오빠가 좋아하는 바다낚시 생각을 하자. 오징어를 낚아 회를 떠 먹는 거야! 조개를 가득 낚아서 해물탕을 끓여 먹고..."
"전투. 그만두고 지금 바로 바닷가로 갈까?"
"...정말?"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 줘."
윌리엄은 검을 들어 낫을 쳐냈다.
"오빠."
"응?"
"돌아가면 하고 싶은 거 있어?"
"...행운의 편지 백 장 쓰기."
윌리엄은 조용히 대답하며 검을 들었다. 메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유효타를 넣지 못했어. 알아. 하지만 시작된 이상 끝은 봐야 할 전투지.
윌리엄은 한쪽 눈을 감고 목표를 시야 안에 담았다.
내내중얼거렷던말: 프필에비설묻음ㄱ-
01. 러닝이프가 뭔질 몰라서 아,,, 나 이렇게 로그 쓰면서 러닝할거임 을 알려달라는 건가? 싶어서 시작된 선관로그. 수정 꽤 많이 거쳐서 순서는 세번째 정도.
02. 덧글 잇다가 저쪽에서 배경 하나를 잡아 주길래, 한번쯤은 써보고 싶은 분위기여서 시도했다.
03. 주종. 무난하게 시작해서 무난하게 주고받았던 듯하다. 저쪽 접률이 약간 낮은 모양.
04. 일상. 처음엔 덧글필없는 개인로그엿다가,,, 여태껏 쓴게 다 골뱅이들이라 ㅋㅋ; 좀 신경쓰여서 바꿨음
05. 조사 후일담. 원래 4번과 한 세트일 예정이었지만 좀 꼬여서 분리했다. 저쪽 캐릭터 좋네.
06. 짧은 전투지문들. 군영조율땜시 좀 바빠서 전투중에 우다다 쳤다. 가벼운 개그를 넣고 싶었는데, 마침 의도치 않은 망한 주사위 덕에 잘 됐다는 뜻.
애니 자체를,,, 상당히 최근에 봤음. 내가 보려고 해서 봣던 것도 아니엇고.
근데 구랜한테 어쩌다 저쩌다 푹 빠져서,,, 진짜 넘모 좋았음! 그래서~ 커뮤를 뛰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원래 비설같은걸 안 짜는 스타일인데, 이번건 비설을 안 쓰면 합발에 영향있을수 있다카길래
비설어캐씀??러닝이프가모임??이거꼭적어야함?? 등등 진짜 온갖 투정 다 부리면서 어디선가 한번쯤 본듯한 클리셰 다 우겨너엇다 진짜
초기설정은 이게 아니었는데 쓰는내내 맘에 안들어서 어디 세탁기에 머리넣고돌리고싶엇음 ㄹㅇ
몇번을고치고 또고치고손보고 갈아엎고를반복햇는지 몰겟네 ,,,결과적으론 둘이 사이좋게 월기조 자리 꿰차고 잘댓지마는,,,
캐릭터가 내 허용범위를 넘어버린 덕에 안그래도 느린 속도 여섯시간에 로그 하나 뽑는 사단이 났다.
채팅 별로 안 좋아하는데 단챗방도 좀,,, 부담스러웠고. 아. 여기서 있었던 일은 엔딩후 큰게 하나 터지게 됨.
시리기간 들어간 뒤엔 바~로 군영일정 정통으로 잡혀서 스진 참여를 할수가없었음. 클한뒤 주말부턴 괜찮았다.
ㅋㅋ 근데 첫 출전 전투에서 주사위 110110 성공제로 신화를 이룩하면서 광기까지 달아버리고,,,
총평. 러닝 자체는 재미있었다. 비설을 뽑는다는 의미가 뭔지도 처음 알게 댓고. 좋은 경험 했다.
다만! 채팅방과 큰거 관련이 좀 씁쓸했다. 선관이 휘말린 바람에 얘 좀 봐주고 바로 손 뗐음. 아무래도 -트-쪽이라.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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