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리우이, 어딜 보는 거야!”
“뭘 보기는. 네 빈틈이지, 하앗!”
열댓 살 밖에 되어 보이지 않은 소년이 나무로 된 검을 무게감 있게 휘둘렀다. 그의 검격은 단순했지만 한 동작 한 동작에 정확함을 추구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반면 그 검을 받는 상대역은 소년보다도 어려 보이는 조그만 소녀였다. 그렇다고 그녀의 손에 들린 검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대변하듯, 그녀의 두 손에 꼬옥 잡힌 검은 소년의 검격을 충분히 쳐 내고도 남을 빠른 동작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이 서로에게 확정타로 판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둘의 실력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인 듯 했다. 한쪽은 정확성, 다른 한 쪽은 신속성. 그들은 온 몸에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대련을 하고 있었다.
“...그만, 후반전도 종료다. 제넷. 리위. 목검을 내려놓으렴.”
“뭐어~! 별로 숫자 세지 못했는데!”
“1분만 더 있었더라면 내가 이겼다고, 제네!”
“지금 뭐라는 거야! 유안, 이 판, 누가 이길 판이었어?”
“둘 모두 완벽한 승리야. 서로가 자랑할 필요는 없어.”
“......”
두 아이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이기려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유안의 말을 듣고 서로에게 미안한 감정이 생긴 모양이었다. 리위는 자신의 손을 슥슥 문질러 닦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의미였다. 제넷의 입이 삐쭉 튀어나오고, 그녀는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유안은 사이좋은 두 소년 소녀를 보며 작게 미소지었다.
대련이 끝났다. 유안이 소녀의 먼지 묻은 옷을 톡톡 털고, 땀으로 살짝 젖은 목덜미를 손수건으로 슥슥 닦아주는 모습을 본 후에서야 리 정원으로 들어가면 대기하고 있는 로제르 가의 집사가 서 있을 텐데도, 유안의 여동생을 챙기는 모습은 그야말로 또 다른 세계의 공주와 집사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리위는 돌연 든 의문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유안 형, 형은 대련을 싫어해요?”
“음, 아니야. 물론 나도 좋아해.”
유안의 목소리는 방금 전과는 달리 냉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어렸던 리위는 유안의 말 안에 담긴 무거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몇 년 후.
바니에의 권위 높은 귀족가, 발렌슈타인의 차기 당주로 지목된 소년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가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저택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리위의 머리 속에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선물을 준비했고, 몇몇 또 다른 가문의 소녀들은 수줍게 웃으며 그에게 댄스를 리드해주기를 부탁했다.
“힘들어 보인다, 너.”
“보시다시피...”
천천히 대답하던 리위는 응? 하고 고개를 들었다. 진보라색의 머리카락에 같은 색의 눈동자를 한, 자신 나이대와 비슷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시선이 마주치자 특유의 표정으로 보이는 비릿한 웃음을 띄웠다. 리위는 그를 보고 경박하다는 첫인상을 받았지만, 그와 함께 자기 자신을 강력히 띄울 수 있는 특유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리위는 그 자가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 만나 왔던 자들과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리위는 자신을 힐끗거리며 바라보고 있는 소녀들을 둘러보았다. 분명 함께 춤을 추자는 제의를 하러 왔겠지. 그는 보라색 머리카락의 남자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 순식간에 친한 친구 사이가 완성되었다. 그는 재미있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뭐야. 이제 춤판은 끝났어?”
“당연하지. 벌써 열 명의 여자들과 댄스를 추었다. 방금 전까지는 이레아 세이메르였고, 그 전에는 베를로카 미키, 그 전에는 레인 로페스, 그 전에는 안젤라 에렌부르그, 그 전에는...”
“쓸데없이 섬세하군.”
“기억해 달라고 내게 찾아온 것일 텐데.”
“그래서 그 이름 하나하나 다 불러주는 거야?”
“여성들이 그런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아. 그리고 나도, 친절하게 대하고 싶고.”
“보나마나 발렌슈타인과의 인연을 만들고 싶어하는 여자들일 텐데.”
“...그 정도는 알고 있어.”
“너를 대인배라고 해야 할지. 여자들에게 동정을 표시해야 할지 모르겠군.”
“이왕이면 나에 대한 칭찬이 좋지 않겠나?”
“엿이나 먹어라.”
리위는 크게 웃었다. 아주 호쾌한 남자였다. 발렌슈타인임을 알고 다가오는 다른 사람들과는 하는 말투부터가 달랐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의 주제를 정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떠벌렸으며, 때론 리위에 대해 묻기도 했다. 리위는 상당히 즐겁게 잡담을 나눌 수 있었다.
금세 한 시간이 지나고, 본격적인 리위의 임명식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리위는 안주머니에 넣은 금색 회중 시계를 꺼내었다. 메이드들이 자신을 찾아 돌아다닐 것이었다. 그는 리위가 이제 바빠진다는 것을 알아채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제 갈 시간인가?”
“어. 재미있는 시간이었어.”
“잠깐잠깐, 너, 내 이름이 궁금하지도 않냐?”
리위는 잠시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리위는 곧 자신이 그를 ‘너’라고만 불렀다는 것을 깨닫고 소리 내어 웃었다. 그는 일부러 만든 듯한 삐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하, 그래. 미안해. 네 이름은 뭐야?”
"라인하르트 밀러."
“리위 발렌슈타인. 다음에 또 만났으면 좋겠군.”
“리위, 축하해.”
“와 줘서 정말 고마워, 제넷. 네가 있는 오늘 밤은 더욱 밝게 빛날 거...”
“뭐라는 거니? 농담도 참. 오늘의 주인공은 너잖아?”
리위는 쑥쓰럽게 웃으며 제넷과 악수했다. 고개를 돌려, 당연하다는 듯 제넷의 곁에 선 유안을 보았다. 그는 약간 바쁜 일정을 보냈는지 바니에의 군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유안 경.”
“차기 당주가 된 것을 축하한다, 리위 발렌슈타인.”
제넷의 드레스는 밝은 조명에 아름답게 반짝이는 노란색 코사주 장식으로 꾸민 화이트 기조의 롱 드레스였다. 유안은 미처 꾸밀 시간이 없었지만, 제넷과 같은 색의 코사주를 가슴주머니에 꽂아 가까운 사이임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ㅡ제넷 로제르 양, 유안 로제르 경.”
리위가 둘의 이름을 불렀다. 두 남녀는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몸을 바로 했다.
“다시 한 번, 이 파티에 참석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표합니다.”
02
“며칠 분입니까?”
“일주일. 네가 만나주질 않았잖아.”
“바빴습니다. 시리우스의 합류는 이쪽의 입장에서도 나쁜 일이 아니라고요. 그러니 죽게 놔둘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지원을ㅡ”
“빚을 져놓게 하는 거야?”
까미유는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는군요.”
“이따금씩 생각하는 거지만, 너는 이때만큼은 도저히 알 수가 없어. 까미유.”
“리리는 저를 전부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알게 되시면 안 됩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얘기해봐.”
프리드리히가 팔짱을 끼며 까미유의 생기 없는 하얀 눈을 응시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시선을 받아내는 까미유의 침묵 뿐이었다.
“...알았어. 네가 정신 나간 짓을 하는 건 내가 막을 테니까.”
“정신이 나갔다... 라고요. 그렇게 표현되는 겁니까?”
“뭐?”
“당장이라도 바니에로부터 엔젤프레스의 코어를 넘겨받고 싶군요.”
“갑자기 왜.”
까미유는 씩 웃었다.
“싹 쓸어버리고 싶은 곳이 있어서.”
“기다려, 까뮤! 얘기 좀 해.”
“방해하지 마세요, 프리드리히. 지금 일도 당신이 하도 보채서...”
“요즘 이상해. 무슨 협박이라도 당했어? 왜 이렇게 여유가 없어졌어?”
“예?”
“나도 그 이야기는 들었어. 그 나소드 코어 말하는 거잖아.”
“맞습니다만.”
“그런데 키사라도 관련되어 있다고 했지 않았어? 그러면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게..”
“프리드리히, 어차피 윤 가솔도 키사라와 나소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몰래 연구해온 EA의 존재는 아무에게도 알려져 있지 않은..”
“까미유, 나 좀 보자. 너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03
“료, 더 이상은 무리야? 도움 될 만한 명단은 없는 거냐?”
“안타깝지만 네가 쌓아온 인맥은 이 쪽과는 맞지 않아요. 적어도 공습에는 군 관계자와의 컨택이 필요하죠. 퀘이커는...”
“나는 말이지, 그 시끄러운 녀석들 정말 싫어. 내 앞에서 이야긴 꺼내지도 마.”
“라는군요.”
“음.. 오버워크나 엔젤프레스의 조력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고.”
“...그래도 무시하진 않았으면 좋겠군. 이래봬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쿠우울....”
흰색의 제복을 갖춰 입은 네 명의 남성들과 그 옆의 작은 쿠션 의자에서 한가롭게 졸고 있는 소녀가 모인 작은 회의실에서 임무를 위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흑발에 흑안을 가진, 차가운 분위기와 따뜻한 분위기 양 쪽을 전부 가지고 있는 남자는 인시너레이션이라 불리고 있었다. 주로 의견의 중재를 맡으며, 대인배스러운 성격으로 모두를 포용하는 귀가 약간 뾰족한 노란 머리카락의 남자는 료우, 진보라의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를 가지고 사나운 인상을 한 남자는 퀘이커. 회색 머리카락과 푸른 눈을 한 조용한 분위기의 남자는 오버워크. 마지막으로, 작은 소녀는 엔젤=프레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뭐, 일단은 엔젤을 깨워 봐. 제대로 듣기라도 해야지.”
인시너레이션이 말하자, 오버워크는 천천히 의자로 다가가 소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뒤척거리기만 할 뿐 반응이 없자, 그는 행동을 바꾸었다. 양 손으로 엔젤=프레스의 통통한 뺨을 살짝 꼬집어 흔들자, 곧바로 눈을 떴다.
“일어나, 엔젤프레스ㅡ”
“후에으에으에응우우으이에...”
그녀는 오버워크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다, 눈을 뜨고 발딱 일어났다. ‘일어난 것은 좋았지만요...’ 라며 말끝을 흐리는 료우의 말에 오버워크가 고개를 돌리자, 혐오스럽다는 눈길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다른 남자들의 얼굴이 보였다.
04
천장에 붙은 여러 개의 LED전등이 밝게 빛나는 회의실에서, ㄷ자형의 긴 탁자의 양 날개 부근에 앉은 열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충분히 잡담을 나누며 친목을 다질 수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입을 여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총괄이사회 7인.
인간 능력 개발 연구소, 공식적인 약칭은 HADL.
연구소의 회장 아래 각 부서 대표가 총 열 명이다. 중추인 전투부의 모르핀. 의료부의 그 여자. 까미유는 기술부의 이사직에 앉아 있다. 그 외 부서로는 외교부, 인사부, 경영부로 나뉘어 있었다.
성이 쓰여지지 않은 크리스탈 명패를 묵묵히 바라보며 까미유는 조밀하게 짜여진 상충부의 권력에 혀를 내두르고 싶었다. 슬쩍 고개를 들어 그 건방진 모르핀을 바라보았다. 어울리지 않게 굳은 표정으로 정좌세를 취하고 있었다. 권력이란 사람도 저렇게 돌로 만드는 것이로군. 까미유는 속으로 생각했다.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걸로 세 번째였지만, 아직도 적응은커녕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 분위기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높은 자리가 필요했고, 운이 좋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술부의 이사직이 그에게로 떨어졌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회의 시작 시간인 낮 7시 정각이 되자 문이 열렸다. 자리에 앉아 있던 6명의 이사들은 단번에 몸을 일으켰다. 차가운 눈을 한 여성이 문을 활짝 열고 옆으로 비켜서자, 그레이 수트를 차려입은 회장이 구둣소리를 내며 천천히 중앙의 탁자로 걸어갔다. 비서, 나후카는 문을 닫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대로 걸어간 그녀가 상석의 의자를 끌었고, 회장은 자리에 앉았다. 그제서야 나머지 사람들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회의를 시작하지.”
회장의 그늘진 얼굴은 알아볼 수가 없었다. 회의실의 전등은 밝게 켜져 있었으나 어떠한 인식을 방해하는 형태의 능력을 가진 듯 했다.
곧 나후카가 이번 의제의 내용을 담은 종이 묶음을 나누어 주었다. 자연스럽게 첫 장에 쓰인 굵은 고딕체의 글자에 눈을 향했다. 키사라-자후하전 개입 시점에 따른 승전확률.
전쟁이었다.
키사라는 알게이드 북위에 위치한 국가이다. 과거에 번영했다고 추측되는 나소드 문명이 잠든 곳이기도 하여, 윤 가솔은 그 냄새를 맡고 키사라와 손을 잡았다. 그 나소드 공동 연구로 이어진 연은 서로에게 전쟁 원군을 요청할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그리고 이번 전쟁에서 적이 될 자후하. 수인들이 사는 국가로, 셀 수도 없이 많은 부족으로 나뉘어져 살고 있다. 그 부족들 가운데에서도 강한 부족이 모인 후, 그 중에서 통령을 선출해 전 부족을 다스리는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전쟁에 키사라가 윤 가솔에 원군을 요청했다는 말은, 자국의 군으로 해낼 수 없는 일을 한다는 뜻이다. 결국은 자후하와 맞댄 최전선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그 전선을 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 생각할 수 있었다. 만약 자후하의 수도 에디카누까지 진격한다고 한다면.
사실, 이번 키사라-자후하전에 원군을 보내든 안 보내든, 국외의 시선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후하는 공공의 적, 툭하면 사고를 일으키는 문제 국가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자후하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 중 하나인 안나로체는, 빈번하게 그들의 풍요로운 삶을 노리는 수인족을 완전한 적대관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정도이다. 윤 가솔이 자후하를 침략한다면 그것은 칭찬을 받을 일이지 욕을 먹을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너는 무엇을 걱정하는 거니?”
위에서 작은 것들을 관리하듯 내려다보는 어투, 까미유의 뒤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은 고개를 돌려 볼 필요도 없었다. 까미유는 기술부로 향하는 걸음을 멈추고 들리지 않게 한숨을 내쉬었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까미유의 몸을 훑었다.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이야기하는 사람을 직접 쳐다봐야지, 카미. 네가 그렇게 중요시하던 예의 범절은 다 어디로 갔지?”
마지못해 까미유는 몸을 빙그르 돌렸다. 아슈르의 붉은 눈이 까미유의 몸짓에 따라 달랑거리는 허리 리본을 따라갔다. 곧 시선이 얽혔다. 까미유는 소름이 돋는 것을 참으며 그의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디 블라드. 회의는 이미 끝났으니, 그쪽도 외교부서로 돌아가셔야 할 텐데요.”
“딱딱하네, 카미. 옛정은 잊은 건가.”
“...전 당신의 친구가 아닙니다.”
“후후후, 뭐 됬어. 그걸 이야기하러 카미를 부른 것은 아니니까.”
아슈르는 빙긋 웃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전쟁의 목적을 알고 있나.”
까미유는 작게 몸을 떨었다. 자신을 시험하려는 것인가.
“설명받은 대로입니다. 자후하의 도발에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정도밖에 안 되나, 카미? 샤빈의 이름에 먹칠을 하겠어.”
“...당신은 그걸......”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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