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시의 뜨거운 햇빛이 어깨에 부딪혀 아름답게 흩어졌다.

 까미유는 바삐 움직이던 펜을 느리게 내려놓았다. 잉크로 쓰인 유려한 글씨체가 아름답다.



 의자에서 일어선 까미유는 찌뿌둥하게 굳은 목을 양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쌓여가는 서류의 산을 보고 싶지 않으면 매일 아침 일찍 나와 이렇게 일을 처리해야 했다. 예전에 몇 번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일을 미루었더니 그 다음 날 호된 꼴을 당했던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리라-' 라는 마음가짐이다.



 개인 사무실을 나와 기술부로 들어선 까미유는 반쯤 졸고 있던 다른 기술부원에게 실없는 농담 하나를 던지고 탕비실로 향했다. 벽에 붙은 '먹고 일하자'라는 글귀에 살짝 웃음을 터뜨리곤, 선반에 있던 종이컵을 하나 꺼냈다. 커피가루가 담긴 유리병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원래 있던 자리가 텅 비어있는 것을 보고 당황해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다행히 이전에 커피를 마신 사람이 정리를 덜 했는지 탁자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을 집어들어 종이컵에 몇 스푼 옮겨 담았다. 설탕을 넣은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여기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끝.



 커피라고 하면 인스턴트 커피보단 직접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는 쪽이 훨씬 맛있고 향도 좋지만 바쁜 일상 사이사이에 마시는 정도로는 전자가 아무래도 더 낫다. 까미유는 이 정도로 만족한다. 그는 방금 농담을 던져 깨운 기술부원에게 빙긋 미소지으며 인사한 뒤, 걸음을 옮겨 연구동 뒤쪽에 위치한 테라스로 나왔다. 여전히 햇살은 뜨겁고, 새파란 하늘도 평소보다 높다.



 "..어라, 까뮤? 별일이네, 이 시간에 다 나오고."

 "커피도 마실 겸 쉬러 나왔습니다. 당신도 이 시간에 테라스라니 별일이네요."

 "일광욕 하려고. 오늘따라 볕이 좋은걸. 밀린 빨래를 널어놓을 걸 그랬어."

 "...그거, 혹시 세탁기를 안 돌렸다는 말은 아니겠죠."

 "어? 어... 뭐랄까, 어차피 세탁은 맡길 수도 있고.. 아니 물론 유에라의 옷은 손으로 빨아야 하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반성해주시죠, 프리드리히."



 깨갱, 하고 고개를 숙이는 리리를 보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 팔을 살짝 들어 자기보다 높은 곳에 있는 머리카락을 슥슥 쓰다듬으니 좋다고 까미유에게 안겨 온다. 으앗, 조심해주세요.. 쓰러질 뻔 했다구요. 미안미안. 가볍게 나누는 대화가 너무나도 일상적이어서 행복할 정도다.






중간에 끊은 거 같은 느낌이 들면 맞음


연성소재 돌렷더니 따뜻한 커피 한잔 간지럼 메모 가 나왔길래 꼴려서.

귀찮으니 세개 끼워맞추려는 노오력은 없다

나도 커피마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