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발견할 때마다 백업하자.
FFS (For the First Servant) 마지막 장면이자
THG? TWHG? (The White Holy Grail) 프롤로그인 듯 하다.
소제목 내가 왜 이렇게 어렵게 해놨지?
비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양 억수같이 퍼부어져 내리고 있었다. 옷이고 피부고 할 것 없이 쫄딱 젖은 리위의 몸에서 청백색의 작은 스파크가 튀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힘 있게 내달렸던 그의 전기는, 이제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듯한 볼품없는 불빛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 역시... 무리였어."
"발렌슈타인."
"축하, 해... 네 승리야. ...제넷 로제르."
리위는 격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역류한 핏덩어리가 쏠려 쇳소리와 함께 토해냈다. 깊게 숨을 내쉬자 시야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심장에 뚫린 구멍 때문에 머리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고 있을 터였다. 리위는 느리게 팔을 들어 제 가슴에 박힌 차가운 검날에 손가락을 올렸다. 역시 깔끔한 찌르기 솜씨다. 시선을 올리자 비에 쫄딱 젖어 있는 제넷이 보였다.
"하하. 제넷... 네 모습 좀 봐. 어느 누가 널 보고 귀족 영애라고 하겠어?"
"말하지 마! 리위, 상처가 벌어져!"
"이제 끝났어."
"이렇게 끝나면 안 된다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결과를 부정하면 안 돼... 나는 패배했고, 승자는... 너......"
"리위! 리위 발렌슈타인!"
말을 끝맺지 못하고 그는 다시 피를 토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리위는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을 직감했다. 제넷이 황급히 리위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그의 손을 잡아들며 소리 높여 절규하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흐려져가는 시야 속에 제넷의 입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이명으로 가득찼던 귀는 이제 바람 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리위 발렌슈타인은 제넷 로제르의 품 안에서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제넷은 오열했다. 내질러도 내질러도 짐승 같은 날카로운 울음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흘러내리는 눈물이 비에 섞여 뺨을 축축하게 적셨다.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그녀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젖은 흙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싸늘하게 식은 리위의 시체가 힘을 잃은 제넷의 양 팔에서 빠져나와 흙 위를 굴렀다. 제넷의 충혈된 두 눈은 쉴 새 없이 흔들리며 휴식을 갈구했다. 목끝까지 끓어오른 가래를 토하듯 뱉어내고서야 그녀는 겨우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그 순간, 제넷의 앞에 눈부시게 빛나는 성배가 나타났다.
"...기회를......"
그녀는 주먹 쥔 손을 바닥에 내리쳤다.
"기회를 줘! 필요하다면 내 마력을 가져가. 내 몸을 가져가. 이 전부를 가져가! 그러니까 제발...저 녀석에게, 리위에게, 다시 기회를 줘... 리위에게 너를 쥐게 해 달라고!"
성배가 찬란한 빛을 뿜었다. 제넷은 세상이 성배의 빛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도 그 빛에 물들었음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그녀는 바뀌어 있었다. 제 옆에 쓰러져 있던 리위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지만, 제넷은 그가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원래의 그녀 자신도.
그녀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향해 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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